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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추억속의 모닝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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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추억속의 모닝커피

입력
2005.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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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냥 아침에 마시는 커피를 모닝커피라고 하는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침 커피는 잠을 깨워주고, 어떤 각성처럼 활력을 준다고 한다.

또 다른 이유는 저녁을 과하게 먹으면 아침에 더부룩함을 느끼게 되는데, 그때 식전 커피를 마시면 금방 개운해진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것이 빈속에 마시는 커피라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식으로 커피 안에 계란 노른자를 띄워주는 ‘다방 모닝커피’가 나왔다고 했다.

30년 전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크리스마스 이브엔 통행금지가 없었다. 친구들과 밤새 놀다가 새벽에 다방으로 갔다. 그 시간에 문을 여는 다방은 우리 아버지도 잘 가고 친구 아버지들도 잘 가는, 강릉의 대표적 노장다방 ‘청탑다방’뿐이었는데 거기에 가니까 정말 커피에 계란 노른자를 띄워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낮에 파는 맨 커피와 같은 값이라고 했다.

그런 모닝커피를 10년 전 어느 겨울새벽, 속초에서 마지막으로 마셔보곤 아직 구경하지 못했다. 아직도 그렇게 계란 노른자를 띄운 모닝커피를 파는 다방이 있는지, 오늘 아침 빈속에 커피를 마시며 갑자기 그것이 궁금해졌다.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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