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가 올해 실시한 해외석학평가에서 세계 30위권이라는 좋은 성적을 받자 내년에는 서울대 공대가 해외석학평가를 받기로 했다. 서울대는 모든 단과대가 해외석학평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대 공대는 22일 교수회의를 갖고 학부(학과)의 국제적 위상과 경쟁력에 대해 해외석학들의 평가를 받는 방안을 승인했다. 해외석학평가는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등에서 매년 실시하는 양적 평가방식과는 달리 각 분야의 저명한 해외석학들이 학문 분야의 특성에 맞게 실시하는 질적 평가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서울대 자연대가 처음 실시했지만 해외에서는 비교적 일반화한 평가방식이다.
공대가 교수회의 승인을 얻어 대학본부에 제출한 ‘해외석학에 의한 서울대 공대 평가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전기공학부 기계항공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재료공학부 등 4개 학부(12개 학과)에 대해 해외석학평가를 실시한다.
공대 관계자는 “산업공학과 건축과 원자핵공학과 토목공학과 조선해양공학과 자원공학과 등 6개 학과는 다른 나라에 개설된 대학이 거의 없어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초청할 석학은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대학 교수들이며 대상 학부(학과)별로 5명 내외을 미국 교수 중심으로 물색할 전망이다. 공대는 실행위원회(위원장 김도연 공대 학장)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초청할 해외석학을 결정한 뒤 5월까지 석학들의 서면평가, 6월까지 현장평가를 받고 8월에는 최종보고서를 받을 계획이다.
공대 관계자는 “각 학부(학과)가 세계 속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며 “자연대와 마찬가지로 무난히 세계 20~30위권으로 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당연히 칭찬만 있을 것으로는 생각치 않는다”며 “특히 공대 학부생의 20%가 자퇴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대가 학과별로 약 2,000만~3,000만원이 소요되는 해외석학평가를 받기로 한 데는 정운찬 총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 관계자는 “정 총장이 공대 교수회의에 참석해 공대가 해외석학평가를 실시할 경우 경비의 절반을 본부가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정 총장은 또 이 자리에서 “공대 뿐 아니라 모든 단과대에게 해외석학평가를 권유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