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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가르치는 '참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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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가르치는 '참 스승'

입력
2005.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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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편을 잡은 후 50년 넘게 사재(私財)를 털어 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불우청소년과 만학도들을 가르쳐 온 교육자가 한 사회복지재단이 시상하는 자원봉사상을 받게 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2일 상일봉사학교 정용성(72) 교장에게 제17회 아산 자원봉사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1952년 교단에 선 정 교장은 양지에서 곱게 자란 아이보다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에 관심을 가졌다. 평소 음지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돌보는 것을 교육철학으로 삼아온 그는 이후 자신의 월급을 털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에게 학비로 내놓는가 하면 밤에는 야학 선생님으로 활동했다.

정 교장은 특히 1975년 서울 상일초등학교에 부임하면서 철거민촌 아이들에게 큰 관심을 가졌다. 당시 철거민촌 학생들의 중학교 진학률은 80%에 불과할 정도로 가정에서 버림받거나 탈선한 학생들이 매우 많았다.

내버려두면 문제아가 될 아이들이었다. 정 교장은 그 해 인근 하일동 철거민촌에 6평짜리 비닐하우스에 상일봉사학교를 열고 청소년들을 위해 검정고시 교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10여 명에 불과했으나 한 달이 지나자 소문을 타고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호응이 높자 정 교장은 청소년뿐 아니라 문맹자들을 대상으로 한글계몽교육도 펼쳤다. 야학 공부방으로 활용되던 비닐하우스는 금세 6개까지 늘어났다.

시련도 있었다. 공부방이 들어선 곳이 그린벨트 구역이라 구청에서는 1년에 5,6번씩 강제로 철거하기 일쑤였고 정 교장은 며칠 후 다시 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이렇게 20년간 구청과 씨름하며 학생들을 가르쳐 오던 중 1996년 개발 바람을 타고 공부방이 완전 철거돼 버렸다.

그러나 정 교장은 이대로 학생들을 내버려둘 순 없었다. 자신의 집을 팔고 빚을 내서 광진구 자양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3

5평 정도의 넉넉지 않은 공간이지만 지금도 매일 120여 명의 학생들로 북적거리고 있으며 80대 할아버지도 이곳에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올해로 상일봉사학교 출신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한 학생이 3,000명을 넘었다.

반세기 동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정 교장에게는 서너 가지 별명이 생겼다. 과거 제자들의 학비 마련을 위해 병아리를 키우거나 회양목을 심어 판매한 적이 있는데 학생들은 그를 ‘병아리 선생’ ‘회양목 선생’으로 부르기도 한다. 물론 오랜 야학 교사 활동으로 ‘올빼미 선생’으로도 통한다.

1982년 한국일보사가 제정한 제1회 한국교육자대상을 받기도 한 정 교장은 “가출이나 자살 등의 위험에 처한 불우청소년에게 쉼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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