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에 묶여 있는 명품 가방이나 시계 등을 앞으론 인터넷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관세청은 해외여행객 휴대품이나 수입물품 가운데 통관되지 않은 물품을 내년 1월부터 전국 세관별로 인터넷 전자입찰을 통해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관세청은 이에 앞서 인천공항이 보관중인 겐조향수, 오메가 손목시계, 라코스테 손목시계, 에스테로더 화장품 등에 대한 전자입찰을 12월1일부터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품목은 이날 관세청 홈페이지(www.customs.go.kr)와 통관포탈(portal.customs.go.kr)에 제품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지금까지 세관물품을 구입하려면 정해진 경매일자에 해당세관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참여가 저조했고, 결과적으로 몇몇 지역 공매업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인터넷 전자입찰이 실시되면 부산이나 광주에 거주하는 개인들도 인천공항세관 물품경매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며 “종전에 세관별로 연 4회만 경매를 했지만 앞으론 월 1~2회씩 가능해 낙찰률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물품은 해외여행객들이 면세한도(400달러)이상으로 구입해 국내로 갖고 들어오려다 세관에 적발돼 반입을 포기한 명품들이거나, 수입업자가 관세 등을 이유로 통관을 포기한 물품들이 대부분이다.
단, 인터넷판매가 금지되어 있는 주류와 담배는 전자입찰을 하지 않는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관세청 통관포탈에 회원가입한 뒤 사려는 품목을 선정, 입찰금액을 써넣고 인터넷뱅킹 계좌를 지정하면 입찰금액의 10%가 보증금으로 자동납부된다. 가장 높은 값을 제시해 낙찰자로 선정된 후 나머지 금액을 입금해야 하며, 떨어지면 보증금은 계좌로 환불된다.
만약 예정가격이상을 써낸 사람이 없으면 10% 할인된 가격으로 재입찰에 들어가는데, 이 같은 재입찰은 10%씩 예정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최대 5회까지 실시된다. 최초 예정가격은 시중가격보다 크게 낮지 않지만, 유찰이 거듭되면 아주 싼 값에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금액이 작은 물품은 택배(비용은 본인부담)도 해준다.
다만 입찰은 제품 1개씩 아닌 1건 단위로 이뤄진다. 만약 해외여행객이 명품가방 1개를 통관 포기했다면 1개만 경매에 붙여지지만, 수입업자가 명품 선글라스 1박스(50개 들이)를 수입하려다가 통관을 포기했다면 1박스 전체가 경매에 붙여지는 것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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