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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공방'에 포위된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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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공방'에 포위된 워싱턴

입력
2005.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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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을 둘러싼 공방이 미국을 뒤덮고 있다. 특히 의회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이라크전과 관련된 치고받기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이슈들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정치권의 힘겨루기속에 파묻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 치러질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라크 전 갈등의 폭발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어 미국내의 이슈 편중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내연하던 이라크전 논쟁이 전면에 부각됨으로써 의회내의 다른 모든 이슈가 무색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도 “워싱턴에서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말의 전쟁(War of Words)가 불붙었다”고 지적했다. 한 정치분석가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라크는 이제 모든 것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구름이 됐다”고 표현했다.

공화당은 상ㆍ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조세 입법, 애국법 연장, 예산 감축 등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전을 방어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자연히 다른 이슈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올해 최대의 과제로 설정했던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아예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이 문제에 천착해온 짐 드민트 상원의원(공화ㆍ사우스캐롤라이나)은 “사회보장 이슈를 단순히 제기하는 것 조차 힘들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한 전문가를 인용, “내년 중간선거에서는 이라크전 전황이 정말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라크에서 좋은 소식이 있으면 공화당이 유리할 수 있지만 나쁜 소식은 공화당을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라크에서의 자살폭탄 테러가 워싱턴에서의 어떠한 정치 연설 보다도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정치 지도자들의 ‘말싸움’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 철군안을 제기했던 존 머서 미 하원의원(민주ㆍ펜실베이니아)을 간접적으로 ‘겁쟁이’에 비유했던 진 슈미트 하원의원(공화ㆍ오하이오)의 발언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조차 심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도 스스럼없이 부시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이 당초 이라크전 개전에 찬성했던 사실을 상기시킨 뒤 “그들은 그때는 진실을 말하다가 이제는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말 바꾸기를 공격 타깃으로 삼고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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