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하려 했지만 분명 (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공동기자회견을 ‘대충하려 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엉뚱한 문을 통해 급히 기자 회견장을 빠져 나가려다 문이 열리지 않는 바람에 다시 기자 회견장으로 돌아오는 촌극을 연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이 날 후진타오 주석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국 기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기자가 “오늘 오전 정상회담에서 당신은 진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답변을 끝내려 했고 성의가 부족했다. 무슨 문제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부시 대통령은 “제트 래그(시차 때문에 생기는 피로감)를 들어 봤느냐. 그게 내 대답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이나 후 주석과 솔직한 대화를 나눈 점 등을 들며 회담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같은 기자가 “짧게 질문하나 더 할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질문을 못 들은 척 기자단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고 잠시 후 그 기자에게 “(질문은) 안 된다”며 급히 자리를 떴다.
부시 대통령이 회견장을 빠져 나가려고 서둘러 회견장 한 켠에 있는 이중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제는 그 다음 벌어졌다. 부시 대통령이 직접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문이 열리지 않은 것.
결국 부시 대통령은 “탈출하려 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며 멋쩍게 다시 기자들 앞에 서야 했고 경호팀이 와서 열려 있는 출구 쪽으로 안내한 뒤에서야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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