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사실상 금전적 대가를 치르고 얻은 난자를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관련법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이어서 법적 문제는 없지만, 국제 과학계의 관습적 윤리의식과 어긋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세계적 논란과 파문이 예상된다.
황 교수와 함께 줄기세포를 연구해 온 노성일 미즈메드병원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2002년 하반기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할 때 난자 제공자에게 150만원씩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용 생체 조직 제공자에게 최소한의 보상을 하는 것은 당시의 관행이었고, 관련 법 규정이나 구체적 윤리규정도 없었기 때문에 고심 끝에 황 교수에게 알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금전 보상을 했다고 밝혔다.
또 난자 제공 대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관련 윤리규정은 미국에서도 2003년 말에야 만들어진 것으로서 이를 근거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한 연구팀의 윤리 의식을 재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이탈한 이후 연구팀에 쏠리기 시작한 의문을 해명하려는 회견이지만 의문을 말끔히 지우진 못했다.
난자 제공자에게 금전 보상을 하겠다는 결정에 앞서 상당히 고심했고, 황 교수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책임지기로 했다는 설명은 이미 당시에 ‘윤리적 거리낌’이 있었음을 자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윤리적 거리낌’을 국제 과학계가 어떻게 받아 들일지가 문제다. 더욱이 핵심 관심사가 돼 있는 연구원의 난자 제공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우리는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적 성과를 올리는 과정에서 연구팀이 옥의 티를 남긴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번 사태는 한국사회 전반의 생명윤리 의식 수준의 반영이며, 그런 환경에서 나온 연구팀의 실수라고 본다. 연구팀의 업적이 큰 만큼 세계 과학계는 엄격한 윤리적 기준에서 이를 평가하려 할 것이다. 연구팀의 설명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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