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치원 버스나 스쿨 버스는 대부분 노란색일까. 노랑이 멀리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색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 처음 반응을 보이는 색이 바로 노랑이다.
색채심리학자들은 노란색이 욕구불만, 불안을 나타내는데 아기들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상태여서 노란색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노란색은 아이들을 상징하는 색으로 자리잡았고, 아이들을 태우는 스쿨 버스도 노랑 옷을 입게 됐다.
노란색이 차별과 멸시의 뜻으로 쓰인 예도 있다.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은 유대인들을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노란 천으로 된 육각형 별을 가슴에 달게 했다.
정삼각형 2개를 위아래로 겹친 육각형 별은 ‘다윗의 별’이라 해 유대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상징인데, 본래 색인 성스러운 파랑 대신 멸시의 뜻을 담은 노랑으로 바꿔 모욕을 준 것이다.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색다른 역사’는 이처럼 색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계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습 등을 두루, 그리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안내한 책이다.
각 색깔에 숨겨진 역사와 의미를 빨강, 노랑ㆍ주황, 연두ㆍ초록ㆍ청록, 파랑ㆍ남색, 보라ㆍ자주, 하양, 검정 등으로 나눠 살펴보고, 우리 전통혼례식에서는 왜 청사초롱을 밝힐까, 국기에는 왜 삼색기가 많을까 등 여러 색에 걸친 이야기를 ‘색다른 이야기’편으로 따로 묶었다.
‘호기심을 건강하게 해결해준다’는 호기심박스의 기치처럼, 모든 이야기를 ‘왜’라는 물음을 먼저 던지고 충분한 배경설명을 거쳐 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풀어간다.
물음도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것들이다. 일례로 빨강 편에서는 달력에서 일요일이나 공휴일을 빨갛게 표시하게 된 연유나 붉은 색으로 이름을 쓰면 기분 나쁘게 여기는 까닭, 시험지 채점은 왜 빨간 색연필로 할까 등을 다룬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럼, 이건 왜 그럴까’ 하는 호기심이 꼬리를 물게 되는데, 백과사전이나 인터넷 등을 뒤져 아이들 스스로 해답을 찾아보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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