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이후 1~2년 사이, 학자들은 이 때를 성장과 발달의 결정적 시기라고 부르며, 충분한 사랑과 영양, 그리고 감각적 자극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이런 것들은 보통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주어지며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아기들에게도 좋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만 3세가 넘어서 유아기가 되면 좀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OECD도 유아에 대한 교육은 최고의 투자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라며, 유아기 교육에 더 많은 관심과 재정을 투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 효과란 각 개인에게는 학교에서의 더 높은 성취를 보장해주고 실패는 방지해주며, 각 가정에는 자녀 양육을 도와주기 때문에 취업을 통해 소득을 높여주고, 국가는 양질의 인적자본 확보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유아교육을 받아도 다 똑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경험하는 프로그램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학자들이 합의하고 있는 양질의 유아교육 프로그램이란 최소한 3년 이상의 대학교육을 받은 잘 훈련된 전문가가, 하루에 최소한 3시간 이상, 주당 4-5일, 2년 이상, 소집단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의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보호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 발달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또 학교교육에 대한 준비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프로그램들 간의 효과를 비교해보면, 일찍부터 읽기와 수 활동을 소개하는 등 학교교육의 성격과 유사한‘준비’중심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장차 유아들의 지적, 정의적 발달을 저해할 수가 있다. 반면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그 효과가 적고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유아들이 구조화된 활동으로 구성된 놀이중심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문해력과 수학적 사고를 발달시키고 그 효과 또한 크며 오래간다.
실제로 초등교육으로부터 유아교육을 분리시키고, 학습에 통합적으로 접근하며, 발달에 적합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웨덴이나 핀란드, 노르웨이 등의 중, 고등학생들의 학업성취가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요사이 막 원아모집을 시작한 유치원은 어떤 기관인가?
유치원은 교육부가 고시한 ‘유치원교육과정’에 의해 교육이 이루어진다. 유치원교육과정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3년 동안 즉 만 3, 4, 5세 유아들에게 가장 적합한 교육을 선정하여 구성한 것이다.
건강, 사회, 언어, 표현, 탐구생활의 5개 생활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바른생활, 즐거운생활 등과 같은 생활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는 초등 1, 2학년교육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3학년 이상의 교과와도 연계선 상에 있다.
이 유치원교육과정은 유아기 교육에 가장 효과적인‘주제’를 선택하여, ‘놀이 활동’중심으로 진행된다. 요사이 유치원을 방문해보면 온통 가을의 색과 열매, 시와 노래 등으로 꾸며져 있는데 이는 바로 ‘가을’을 주제로 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실에는 서너 명, 대여섯 명이 들러 앉아서 뭔가를 할 수 있게 책상과 의자를 군데군데 모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소집단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각 유치원은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시설설비기준령을 준수하여 설립되고, 교육청의 감독을 받는다. 또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유치원정교사를 채용하여 유아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게 하고, 교육청의 장학을 받는다.
이런 유치원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국가에서도 생활이 다소 어려운 저소득층가정의 만 5세아 에게는 무상교육을 제공하고, 3,4세에게는 교육비의 일부를 지원하며, 둘째아, 셋째아 에게도 적은 액수나마 지원을 해주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만 3세 정도가 되면 기관에 보내기 시작하며, 초등학교에 취학하기 전 2년 동안은 주로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또 유아기 자녀를 위해 기관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교육프로그램인데, 유치원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유치원이 유아들의 발달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가의 엄격한 질 관리를 받기 때문에 나타난 또 다른 투자 효과일 것이다.
나 정·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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