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총장과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지낸 원로 서양화가 이대원(李大源) 화백이 20일 오전 1시2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1921년 경기 문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45년 경성제대 법과를 졸업한 뒤 67년 홍익대 교수로 부임, 미대 초대학장(72~74)과 총장(80~82)을 역임하고 86년 이후 홍익대 명예교수를 지냈다.
또 한국박물관회장(87), 대한민국예술원 회장(89, 93) 등을 맡는 등 문화예술계의 요직을 두루 맡아 넉넉한 품성으로 '신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대한민국예술원상과 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받았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집안의 권유로 법학을 전공했지만 미술의 길을 포기하지 못했던 고인은 독학으로 공부, 71년 반도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화업을 시작했다.
그는 밝고 맑은 원색으로 주로 자연의 풍경을 서정적이고 따뜻하게 그려냈다. 특히 활기찬 붓질로 화면 가득 색색의 점을 찍어나가는 점묘화로 '이대원화(畵)'라는 특유의 영역을 인정 받았다. 청전 이상범 화백은 그의 그림을 "서양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평가했다.
고인은 올 봄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5년 만의 개인전을 열고 결혼 60주년을 기념한 화문집(畵文集) '혜화동 70년'을 내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유족은 부인 이현금(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씨와 이민영(성남중앙병원 소아과장), 이순영(하남이비인후과 원장)씨 등 5녀.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은 23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경기 파주시 탄현면. (02)921-2899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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