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보다 1000만 달러나 많은 미화 1억4000만 달러(약 1400억원)나 들인 ‘해리포터-불의 잔’은 무엇보다 훨씬 다양해진 특수 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이 눈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용이 지키는 황금알을 빼앗고 호수에 잠겨 있는 사람을 구하며, 살아있는 나무로 이뤄진 미로를 탈출하는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트리위저드’ 대회에 참가한 해리포터와 그 경쟁자들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세계 퀴디치 대회 장이나 천마가 이끄는 마차, 물을 잠수해 움직이는 범선 같은 볼거리도 가득하다. 이 때문에 아이맥스 상영에 맞도록 제작된 ‘해리포터-불의 잔’은 새로 개관하는 CGV용산과 CGV인천의 아이맥스 상영관 첫 작품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마이클 뉴웰 감독은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 리얼리티 영화다. 대안적인, 또 다른 현실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고 마술보다는 인간적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처럼 ‘해리포터-불의 잔’은 전편에 비해 한층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들의 내밀한 심리를 따라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디션에서 4,000:1의 경쟁을 뚫은 초챙 역의 홍콩 태생 케이티 렁과, 가수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케드릭 디고리 역의 로버트 패틴슨도 ‘해리포터-불의 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다. 국내개봉은 12월1일.
김대성기자
■ 해리포터의 엠마 왓슨 "현실이라면 해리 사귈래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단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마법사 학교인 호그와트의 최고 우등생이자 깜찍하고 예쁘기까지 한 새침데기 여학생 헤르미온느 역을 맡아 뭇 소년 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엠마 왓슨(Emma Watsonㆍ15)에 대해 알고 있다.
영화 ‘디셈버 보이즈’ 촬영 때문에 이날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본명 보다는 ‘해리포터’로 불리듯 헤르미온느 그레이저로 더 많이 알려진 그가 18일 일본 도쿄의 컨벤션센터 ‘도쿄 인터네셔널 포럼’에서 열린 해리포터의 4번째 시리즈인 영화 ‘해리포터-불의 잔’의 아시아 기자 회견에 참석했다.
600명 가까이 모인 일본, 홍콩, 한국 기자들은 마이크 뉴웰 감독과 초챙 역의 케이티 렁, 케드릭 역의 로버트 패틴슨보다 훨씬 많은 질문을 그에게 쏟아 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얼음 궁전의 크리스마스 무도회 장면에서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호그와트 교복 대신 청바지에 배꼽을 드러낸 짧은 재킷 차림이었지만 극중 헤르미온느처럼 야무졌다.
“영화에 출연하기 전부터 잠자리에서 아빠가 ‘해리포터’를 읽어주곤 했어요. 이제까지 나온 시리즈를 몇 번씩은 봤는데 실제 제 성격이 헤르미온느와 비슷한 것 같아요.”
해리포터와 함께 성장한 만큼 작품에 대한 나름의 관점도 갖고 있었다. “‘해리포터’는 이야기 자체가 완벽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고…, 또 책과 멀어졌던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통해 다시 독서를 하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죠.” 그를 포함한 ‘해리포터’의 주연 배우들이 극중 캐릭터에 비해 지나치게 빨리, 많이 커서 어른처럼 보인다는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요. 제가 열 살 때 처음 ‘해리포터’로 연기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15살이에요. 원작에서도 주인공들이 모두 나이를 먹어가고, 그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 5년 동안 그는 귀여운 꼬마에서 윌리엄 영국 왕자와 브래드 피트를 좋아하고, 피자와 스파게티를 즐겨 찾는 사춘기 소녀가 됐다.
뿐만 아니라 3편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로 영국의 영화 잡지인 토탈 필름 매거진 독자들이 뽑은 최우수 신인 연기자로 선정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스스로도 굉장히 어른스러워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부쩍 성장한 것 같아요.”
끝내 육체를 얻어 부활한 악의 마법사 볼드모트와 해리포터가 대결하게 되는 ‘해리포터-불의 잔’의 메시지처럼 성장에는 늘 고통이 뒤따르는 법. “가족, 친구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과 학생으로서 학교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어요. 다른 또래 친구들이 하는 일상 생활을 거의 하지 못했죠. 얼굴이 알려져 있어서 모든 행동에 책임감이 따르거든요.”
무도회에서 끝내 데이트 신청을 하지않은 론 때문에 펑펑 울어버리는 영화 속 헤르미온느처럼 그 역시 달콤하지만 아찔하고, 기쁘지만 비통한 사랑의 비의에 막 눈을 뜨기 시작하는 나이다. “론 역의 루퍼트 그린트는 그냥 친구 사이예요. 해리와 론, 그리고 동유럽 마법사 학교의 학생인 빅터 크룸 중 누가 가장 맘에 드냐고요? 3명이 섞인 게 이상적이겠지만 그 중 하나를 고르라면 지적인 해리를 선택할래요.”
도쿄=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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