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와 야당의 반발로 국회에서 쌀 협상 비준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곡물재고가 계속 줄어 내년에는 1989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곡인 쌀의 국제 재고는 1975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수입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준안 처리 지연으로 내년에 올해 수입물량까지 사들일 경우 비용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내년에 전세계 곡물 생산량은 3.6%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량은 0.4% 증가해 연말 재고량이 올해(3억9,363만톤)보다 10.2% 감소한 3억5,358만톤에 머물 전망이다.
연간 소비량 대비 재고율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정한 적정 재고율(17~18%)을 간신히 넘긴 17.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 이후 세계 곡물재고는 만성적인 공급 과잉으로 평균 25%대를 유지해왔으며, 곡물 재고율이 17%대로 떨어지는 것은 1989년(17.6%) 이후 처음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쌀의 재고가 평균 곡물재고율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6년말 중국의 쌀 재고가 2005년보다 780만톤이나 감소, 세계 쌀 재고율이 15.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쌀 재고율이 15%대까지 하락할 경우 국제 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나라는 내년에 쌀 수입 과정에서 6,700만달러를 추가로 부담할 전망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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