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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王' 재건축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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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王' 재건축 조합장

입력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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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에는 5,5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매머드급 잠실주공2단지 재건축 조합장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적발된 뇌물 규모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고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8일 서울 잠실2단지 재건축 조합장 이모(60)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돈을 건넨 유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올해 2월 재건축 공사현장의 인부식당(속칭 함바)의 운영권을 주겠다며 유씨에게 3억원을 요구해 이 중 1억원을 자신의 집에서 현금으로 받은 혐의다. 이씨는 올해 3월 전 조합장 부조금 명목으로 유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경찰은 또 이씨가 올해 1월 지반을 파는 굴착 공사에 앞서 모래 채취업체로 H사를 선정하면서 77억원에 원사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모래 값이 떨어지면서 10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H사 측에서는 조합장을 상대로 계약 체결 당시보다 훨씬 많은 98억원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그 동안 수뢰 의혹과 장기 공사 중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합원들로부터 끊임없이 사임 압력을 받아 왔다.

경찰은 조합장 이씨가 철거업체와 하도급업체, 시공사 선정 등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 업체와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잠실2단지 재건축 범대책협의회 이재용(55) 회장은 “공사가 중단되면서 조합원이 이주비로 대출 받은 6,500억원의 이자비용만 10개월 동안 300억원이 넘었다”며 “조합장의 전횡과 비리 의혹에 반발해 조합원 2,000여명이 여전히 분양계약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5층 아파트 86동 4,450가구를 헐고 재건축하는 잠실2단지 재건축 사업은 18~31층 아파트 59동을 지어 모두 5,563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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