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산업과 정통 제조업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것일까. 미국 증시에서‘제2의 IT 붐’을 이끌고 있는 구글(Google)과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연말 주가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의 주가는 17일 처음으로 4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8월 기업 공개 후 주당 85달러로 시작한 구글의 주가는 상장 1년3개월 만에 나스닥에서 5배 가까이 뛰며 질풍노도의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은 주가가 18년이래 최저 수준인 20달러 선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시장에 파산설이 파다하게 나도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이들 2개의‘빅 G’의 향후 행보가 미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Google 앞으로 더 오른다? 구글은 기대 이상의 실적과 사업다각화 성공, 온라인 광고 호조 기대감 등으로 욱일승천하고 있다. 17일 주가 403.45달러로 마감한 구글의 시가총액은 1,12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를 제치고 IT업계에서 4위에 등극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과연 구글이 IT업계의 거두인 인텔(시가총액 1,500억달러)과 IBM(1,367억달러) 등을 따라잡을 수 있을 지에 모아진다.
구글 주가 400달러 돌파는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와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구글 베이스’서비스 실시 발표 직후 이뤄져 투자자들이 구글의 사업 다각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선 상장이후 주가가 375%나 오른 구글이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구글 주가는 내년 실적전망 기준 45배의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으나, 이는 야후의 현 PER(50배)보다 여전히 낮으며, 1990년 말 IT붐 당시 세자리 배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향후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크다.
GM 파산위기? GM은 증시에서 일고 있는 파산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GM은 누적된 실적 부진과 계열 자동차 부품사인 델파이 파산보호신청의 파장 우려 등으로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14일 주가는 18년 만에 최저치인 20.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주가 대폭락 사태가 있었던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주가 20.44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릭 왜거너 회장은 16일 직원 32만5,000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파산 가능성을 부인했다. 왜거너 회장은 “GM이 채권단에게 파산보호신청을 낼 것이라는 소문은 전혀 틀린 것”이라며 “GM이 파산을 신청할 계획이나 전략, 의도는 조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GM의 탄탄한 재무제표와 유동성을 내세우며 구조조정 계획을 밀고 나갈 것을 설명했다. 주가는 다소 진정된 듯 17일 22.63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AP통신 등은 왜거너 회장의 진화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델파이 파산 시 GM이 부담할 종업원과 퇴직자에 대한 의료비 부담과 연금 120억 달러에 대한 해결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CNN 머니는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경우 주식과 채권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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