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 영화 제작을 준비하던 중 자살을 기도한 KBS 김모(33) PD가 제작비 등 문제로 회사측과 갈등을 겪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책임소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PD는 14일 낮 서울 잠원동의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목을 맸다가 경비원에게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다. 김 PD는 현재 의식불명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PD는 KBS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동주관한 HD영화 2004년 지원작 중 ‘피아노포르테’의 연출을 맡아 올 1월부터 영화 제작을 준비해왔다. 현장에서 발견된 김 PD의 유서에는 영화제작을 총괄한 KBS 영화만화팀과의 갈등, 제작비 조달 어려움, 제작 지연으로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한 스태프에 대한 미안함 등이 씌어있다.
KBS와 영진위에 따르면 이 작품에 대한 공식지원금은 3억원(현물지원 1억4,000만원). 김 PD는 투자유치를 포함해 총 10억원의 예산을 잡았으나 투자유치가 난항에 부딪쳐 제작이 지연되자 2,500만원을 사비로 조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영화만화팀에서 확보된 6억원으로 제작을 하든지 그만둘 것을 종용해 김 PD가 크게 상심했다고 스태프들은 전했다.
논란의 초점은 KBS측이 10억원의 예산 확보를 약속했느냐 여부. 김 PD와 일한 프리랜서 프로듀서 김모씨는 “6월 영화만화팀에서 10억원의 예산 확보를 구두 약속했다가 10월 초 재원확보가 어렵다고 통보해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KBS측은 이에 대해 “10억원은 제작지원 약정서에 기재된 총 제작비 한도일 뿐”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저예산 영화에 걸맞게 최소 6억원 규모로 제작키로 했으며 일본에 판권을 팔아 2억원을 조달하고 KBS 지원금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렸다”고 해명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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