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79ㆍ사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현재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증세가 악화할 경우 의장직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보고서가 나왔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IA는 최근 수 개월에 걸쳐 작성한 카스트로 평가 보고서에서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점점 기력을 쇠하게 하는 파킨슨 병이 이미 많이 진전됐다”며 부시 행정부에 카스트로 이후 쿠바 변화 상황에 대비할 것을 권유한 상태다.
이 보고서 내용에 정통한 미 정부의 한 관리도 “카스트로가 병을 앓고 있고 그 병세가 악화했다는 게 CIA의 결론”이라며 “겉으로도 그의 몸 상태가 많이 나빠졌다는 징후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지난해 공식행사 참석 중 갑자기 쓰러져 왼쪽 무릎과 오른쪽 팔을 다친 후 몸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스페인-중남미 정상회의 때는 카스트로만 불참했었다.
그러나 국무부의 한 관리는 “이 같은 보고서를 근거로 그가 쿠바에서 장악력을 잃어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현재로선‘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카스트로의 건강 이상을 반박했다.
AP통신도 데이브 하인먼 네브라스카 주지사를 인용해 “8월 아바나에서 만났을 때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서서 대화를 나눴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1959년 쿠바 혁명 후 47년 동안 인구 1,100만의 쿠바를 이끌며 미국과 대립해 온 카스트로는 이미 동생 라울 카스트로(74) 국방장관을 후계자로 지명해 놓은 상태다. 그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암과 뇌졸중 등 질병 관련 소문에 시달린 바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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