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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정원장 구속] 민주당, 격앙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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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정원장 구속] 민주당, 격앙 "기회"

입력
200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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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16일 임동원, 신건 두 전진 국정원장의 구속을 ‘김대중(DJ) 죽이기’로 규정하는 등 온종일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이번 사건이 오히려 재기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감정적 표현을 불사하며 여권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낙연 원내대표는 “현 정권이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DJ를 흠집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법무부가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사전 보고했을 텐데도 청와대와 여당이 마치 아무 것도 몰랐던 것처럼 ‘구속은 지나치다’며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화갑 대표도 “두 사람의 구속은 동교동계에 대한 탄압이며 동교동은 지금 종자도 안 남았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DJ와 민주당은 혈연ㆍ혈맹 관계이고 운명공동체”(유종필 대변인)라고 강조하는 등 이번 사건을 호남 민심을 확실히 다잡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여권은 이제 DJ와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으며, 민주당만이 DJ의 적자(嫡子)로 호남을 대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다. 최소한 호남을 석권함으로써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반대로 지방선거 전 여당과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지방선거에서 자력으로 몸값을 높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한 의원은 “호남은 물론 수도권 일부에서도 민주당의 입지가 넓어졌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민주당의 이 같은 구상이 내년에 표로 이어질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사태의 파장에 비추어 민주당이 상당한 반사이득을 취할 호기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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