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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새로운 북촌의 백년대계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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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새로운 북촌의 백년대계 세워야

입력
200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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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은 600년 역사의 서울 한가운데 위치한 한옥 마을이다. 경복궁과 창덕궁의 사이에서, 궁궐과 더불어 서울을 지켜온 북촌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오랜 역사의 흔적과 소중한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특히 북촌에 남아있는 900채 이상의 한옥이 골목을 따라 기와를 맞대고 있는 정겨운 모습은 현대화한 거대도시 서울에서 보기 드문 소중한 역사ㆍ문화자산이다.

이러한 북촌의 역사ㆍ문화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들어 한옥이 급속히 철거되고 다세대 주택 건축이 확산하는 등 북촌의 정취가 급격히 훼손되어 갔다. 이에 한옥 보전을 반대하고 규제 완화를 주장했던 주민들도 북촌 보전 대책 수립을 요구하게 되었고, 서울시는 새로운 북촌 가꾸기 정책을 마련해 2001년부터 주민들과 함께 시행하고 있다.

한옥등록제의 시행에 따라 2005년 말 현재 전체 924채 한옥 가운데 353채가 주민의 자율의사에 따라 등록됐고, 그 중 230채 한옥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수선을 완료했다. 또한 서울시가 매입한 건물 27동 가운데 한옥 10여 채가 새롭게 고쳐져 북촌문화센터, 한옥체험관, 전통공방 및 박물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촌의 대표적 한옥 밀집지역인 가회동 31번지와 11번지 일대의 전신주가 지중화되고 골목길의 포장이 개선되었으며, 가로정비사업은 북촌 길과 계동 길로 이어지고 있다. 변화하는 것은 비단 북촌의 겉모습뿐만이 아니다.

주민단체가 개최하는 마을잔치와 문화공연이 매년 열리고 있고, 시민단체들의 북촌문화투어 행사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한옥의 가치와 한옥생활의 좋은 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새로워지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들과 함께 드러난 문제들을 되짚어보면서 이제 좀 더 긴 안목에서 북촌 가꾸기를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말 그대로 북촌의 백년대계를 세울 시점이다. 북촌에 대한 일관된 중ㆍ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주민과 시민의 뜻을 모아 북촌 가꾸기의 원칙을 세우고 과제들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북촌의 경관과 한옥에서의 거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하고, 행정이 주도하는 방식에서 주민 공동체가 북촌 가꾸기를 주도하도록 정책 전환을 꾀해야 한다.

북촌 가꾸기의 성패는 북촌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역사도시 서울, 문화도시 서울의 미래를 여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정석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동북아도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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