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개봉하는 인도 영화 ‘진다’(Zinda)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 보이’를 무단으로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네티즌이 술렁이고 있다.
이 영화는 주로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 온 인도의 산제이 굽타 감독의 작품으로, 14년간 이유도 모른 채 감옥에 갇혔던 남자가 출소 후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장도리가 등장하는 포스터나 만두가 중요 소재로 사용되는 등 ‘올드 보이’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터넷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스틸 사진에 남자 주인공이 옥중에서 만두를 먹는 장면, 감옥 배식 구멍으로 음식을 넣어 주는 사람과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 장도리를 들고 있는 장면 등 흡사한 장면이 공개돼 있어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한편 굽타 감독은 2002년 자신의 영화 ‘칸테’(Kaante)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는 등 발표작마다 할리우드 영화 리메이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저수지의 개들’도 홍콩 느와르를 표절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바 있다. 할리우드와 맞먹는 연간 1,00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인도에서 외국 영화의 무단 표절은 비일비재하다.
‘올드 보이’의 해외 판권을 담당하는 씨네클릭아시아측은 “미국 유니버설 영화사 외에 정식으로 리메이크 판권을 판 적이 없다”며 “일단 영화를 구해 보고 진상을 파악한 후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표절설은 양면의 칼이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우리 영화 역시 해외 시장에서의 무단 표절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는 점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국제적인 분쟁에 대처할 수 있는 방어 정책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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