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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시지표 요란해도 서민 삶은 '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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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시지표 요란해도 서민 삶은 '한겨울'

입력
200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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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수출 소비 등 거시지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게 정부 주장이지만 보통 국민들의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고용지표는 나빠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중산층은 서민층으로, 서민층은 빈민층으로 떨어지는 궁핍화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긍정의 힘을 믿으라’고 선전전(宣傳戰)만 하고 있으니 ‘이슈 관리 부재의 위기’라는 말이 실감나게 와 닿는다.

재정경제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정부의 고용진작정책으로 일자리가 210만여개 늘어났다. 이 기간 소득이 면세점 이하여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않는 과세미달자(4인가족 기준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역시 같은 규모로 늘었다.

일자리는 늘어났지만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취업자가 대부분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올해 4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거듭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10월까지 월 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30만명을 밑돌았고 하반기 들어선 그나마 20만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서민층의 체감경기가 ‘한겨울’임을 보여주는 지표는 이것만이 아니다.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이 올들어 9월까지 2만3,000명을 넘어섰다는 통계는 한 예다.

개인파산신청이 빚에 짓눌린 사람들의 신용회복제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수치가 작년 같은 기간의 3.5배인 데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파산신청이 1만8,000여건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서민의 삶이 나아질 낌새는 찾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공복들에게 “국정홍보처가 만드는 ‘국정브리핑’을 열심히 보면서 우리들만의 세상에서 즐겁게 노닐자”고 얘기한다. 이것이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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