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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푼 떠돌이 '백만장자 되기'/ 재미동포 23세 앤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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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푼 떠돌이 '백만장자 되기'/ 재미동포 23세 앤디 김

입력
200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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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예민하던 열 여섯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었습니다. 눈물 범벅인 어머니는 짐을 꾸리고 있었지요. 어머니 사업이 힘들어져 월세가 밀린 건 짐작했었지만 아파트에서 쫓겨나기까지 할 줄이야….”

미국 컴퓨터 관련 업체 VOI 앤디 김(23) 사장. 당시 친구집 이곳 저곳을 전전했다. 차에서 새우잠을 자기도 했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대신해 그렇게 갑자기 가장이 됐다.

무엇을 해서 집안을 일으킬까를 생각했다. 방위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에서 전기 엔지니어로 일했던 아버지를 곁눈질해 배워 11세부터 뜯었다 맞추곤 하던 컴퓨터 조립이 떠올랐다.

헐값에 남들에게 컴퓨터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싸고 성능 좋은 컴퓨터가 한 대, 두 대씩 태어나자 ‘컴퓨터 천재’라는 소문이 났다. 손님이 줄을 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어머니에게 벤츠를 생일선물로 드렸다. 식구들도 다시 모였다. 컴퓨터 조립 업체는 어느새 델, 소니, 암웨이 컴퓨터의 유통업체로 변신했다.

김 사장은 한 달에 두 번 꼴로 해외출장을 다니느라 부산하다. 경영하는 회사만 다섯 개. 2000년 75센트에 취득한 ‘J2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스’의 스톡옵션을 2004년에 행사해 백만장자가 됐다.

김 사장은 목소리를 데이터로 바꿔 인터넷 선으로 보낸 뒤 마지막에 다시 목소리로 바꾸는 인터넷 전화 VoIP 기술 개발에 지난 2년을 보냈다.

시범 사용 기간 10만 시간 중 95%가 통화 품질이 향상됐다는 반응도 얻었다고 한다. 특허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현재 자본금 350만 달러인 회사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받을 생각이다.

한국, 일본, 멕시코, 태국, 영국에는 자체 네트워크를 갖추었고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는 네트워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국 법인은 650만 달러를 투자해 내년 초에 설립할 예정이다.

김 사장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편의점 세븐 일레븐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EIF(교육은 자유다)가 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 60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주지요.

올해는 이곳에 컴퓨터 10만 달러 어치, 무료 전화카드 1,000장을 기부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제 손으로 EIF 같은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성장하는 데 제가 번 돈을 쓰고 싶어요.”

그러나 그 자신은 아직 대학 졸업장이 없다. 샌타모니카 칼리지에서 UCLA로 편입했지만 일에 파묻혀 졸업에 필요한 두 과목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 대졸자가 될 지 모르지요”라며 웃었다.

로스앤젤레스=한국일보 미주본사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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