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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영화 킹콩의 미녀 나오미 와츠가 말하는 새'킹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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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영화 킹콩의 미녀 나오미 와츠가 말하는 새'킹콩'

입력
2005.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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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할리우드 최대의 화두는 12월 14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킹콩’. 미녀를 손에 쥔 채 뉴욕의 고층 빌딩을 올라가는 장면으로 익히 알려진 ‘킹콩’을 ‘판타지의 연금술사’ 피터 잭슨이 어떻게 다시 빚어낼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킹콩’에서 야수의 마음을 사로잡는 미녀 앤 역할을 맡은 것은 나오미 와츠(37ㆍ사진)이다. ‘링’과 ‘21그램’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을 통해 연기파로 인정 받고 있는 배우. 1976년 판 ‘킹콩’에서 20대의 청순미를 자랑하던 제시카 랭과는 달리 마흔을 앞둔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강하게 풍기는 그녀는 “예전에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올해의 ‘킹콩’을 자랑한다.

“우연히 영화 배우가 된 앤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신비의 해골 섬’ 정글에서 살아 남아 킹콩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지가 자세히 그려져 있어요. 거리를 떠돌던 여자 앤은 생활력이 강해요. 당연히 예전 ‘킹콩’에서처럼 비명을 자주 지르지도 않아요.”

33년 원조 ‘킹콩’이 스톱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해 키 18m의 거구를 창조해냈다면, 최신 ‘킹콩’은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의 컴퓨터 그래픽에 힘입어 만들어졌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의 표정 연기를 했던 앤디 서키스가 킹콩으로 변신해 천변만화(千變萬化)의 표정으로 야수의 순정을 담아낸다. 서키스는 2주 동안 르완다를 여행하며 고릴라의 모습을 연구했다고.

와츠는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킹콩과 사랑하는 연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으나, 특수 효과 연기가 몸에 밴 듯한 서키스에게서 킹콩의 영혼을 느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와츠는 영화 속에서 묘사된 대공황 시대 뉴욕 여성들의 삶뿐만 아니라 내셔널 지오그래픽 지에 담긴 고릴라에 관한 자료도 모았다.

“앤은 킹콩이라는 위협적인 존재와 아름다운 관계를 맺게 됩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과 무엇이든 지배하고자 하는 야수가 상호 작용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거죠. 아마 여러분이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겁니다.”

‘킹콩’의 상영 시간은 피터 잭슨 감독이 제작사 유니버설과 계약한 조건인 2시간 30분을 넘어서는 3시간.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대작이다. 잭슨 감독이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편집했고, 영화를 본 유니버설 간부들이 흔쾌히 이에 동의했다는 후문이다.

상영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제작비도 1억7,500만 달러(약 1,700억원)에서 2억700만 달러(약 2,070억원)로 수직 상승, 영화 사상 최고액이 되었다. 초과된 비용은 잭슨 감독이 떠안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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