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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 '소나기 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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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 '소나기 마을' 만든다

입력
200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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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서종면 수능1리에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의 단편 ‘소나기’를 무대로 한 ‘소나기 마을’이 만들어진다.

소나기마을은 원두막과 실개천, 징검다리, 소년과 소녀가 가로질렀던 들판과 허수아비 등 소설에 등장하는 소품을 고스란히 등장시켜 내년 2월 착공, 2007년 12월 개장한다.

경남 하동에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이 TV세트장으로 조성되기는 했으나 지자체가 나서 문학작품을 테마로 마을을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만1,287평의 땅에 100억원이 투입돼 조성되는 소나기마을은 야트막한 구릉지형으로 실개천과 논ㆍ밭이 고즈넉히 자리잡은데다 주위에 현대식 건물이 없어 소설의 배경인 1950년대 농촌 풍경을 복원하는데는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관광코스도 소설의 진행과정에 따라 조성된다. 소나기마을에 들어서면 개울의 징검다리와 섶다리가 방문자를 반긴다.

이어 야외전시장을 거쳐 수숫단이 쌓인 오솔길을 지나면 소년이 한아름 꺾어 소녀에게 건넸던 들국화 마타리꽃 등이 만개한 야생화동산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는 원두막과 유실수가 있어 관람객들은 잠시 비를 피하던 소년과 소녀가 돼 사진촬영을 하거나 추억에 잠길 수 있다.

인공비가 뿌려지고 포토존도 마련된다. 야외공연장과 이벤트광장, 황순원문학관에서는 들뜬 감정을 추억으로 바꿔 가슴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양평군과 경희대는 소설에서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한다’는 지명이 나타나고, 23년간 경희대 교수로 재직했던 작가가 실제 양평을 자주 다녀갔다는 인연으로 2003년부터 공동으로 소나기마을 조성을 추진해왔다.

양평군과 경희대는 이곳을 볼 것과 느낄 것이 있는 또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양평군은 이를 위해 황순원문학관에서 소설 독후감 쓰기, 각종 전시회와 강좌, 문학도서전 등을 상시 개최할 계획이다.

소나기마을에는 또 황순원의 다른 소설들을 주제로 한 목넘이고개(‘목넘이 마을의 개’) 학의 숲(‘학’) 고향의 숲(‘카인의 후예’) 별빛마당(‘별’) 등도 조성돼 관람객들이 각 소설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양평군은 인근 3개 자연부락도 문학마을로 꾸며 방문객들에게 폭넓은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소나기마을이 조성되면 연간 53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문학마을과 연계하면 180여만명이 찾는 수도권 최고의 테마관광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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