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중학교 신입생(현재 초등 2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교사별 학생평가’에서는 교사의 교과서 선택권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교사는 개별적으로 시험문항을 만들어 학생들을 평가하게 되며, 교사별 시험의 난이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계적으로 처리한 뒤 학년별 전체 석차를 내 고입전형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교사별 학생평가 실행 방안’ 연구 용역 중간보고서가 나옴에 따라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한 뒤 내년 3월부터 초ㆍ중ㆍ고교 6곳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남대 김재춘 교수팀이 마련한 중간보고서는 1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릴 공청회에서 발표된다.
‘교사별 학생평가’는 교사가 대학교수처럼 스스로 교육내용을 기획하고 평가기준을 만들어 학생을 평가하는 제도다. 같은 학년의 동일 교과를 여러 명의 교사가 가르치고 문제도 공동 출제해 관리하는 현행 ‘교과별 학생평가’를 대신해 새로운 교육ㆍ평가방안으로 시행된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교사는 자신이 원하는 검정교과서를 선택해 사용하고, 시험문항도 교사별로 개발하되 정해진 중간ㆍ기말고사 기간에만 평가를 실시토록 했다.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적 기재는 ▦원점수 ▦동등화 처리 점수에 따른 학년 전체 석차 ▦학년 전체 학생수 방식이 가장 합당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령 수학에서 75점을 받아 교사별 학생집단(120명 기준)에서는 30등, 동등화 처리점수(서로 다른 집단의 난이도 차이를 통계적으로 조절한 점수)의 학년(360명)별 석차가 80등인 경우 ▦75점 ▦80등 ▦360명으로 기록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이 잘 나오도록 교사가 이른바 ‘앵커문항’(교사 공통출제 문항)을 미리 지도할 가능성이 있어 단점으로 지적됐다.
‘교사별 학생평가’에 대해 전국교직원노조는 “교사의 교육기획권 확보 차원에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학부모단체는 “교사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고 평가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낳을 소지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어 교원평가제에 이어 교육계의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전망이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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