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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할아버지 된 선생님 "인기 많아 즐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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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할아버지 된 선생님 "인기 많아 즐겁죠"

입력
200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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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짱이다! 그거 어떻게 한 거예요?”

마술사의 손에서 연기와 함께 생겨난 꽃송이를 보고 공부방에 모여 앉은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검정 망토와 모자, 우스꽝스러운 안경까지 걸치고 영락없는 마술사로 분장한 사람은 강원 인제 교육장을 지낸 정진완(67)씨.

정씨는 2000년 퇴직 이후 배우기 시작한 마술로 3년째 강원도 내 소규모 벽지 학교와 공부방 등을 찾아다니며 마술 봉사를 펼치고 있다.

중ㆍ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에 악명 높은 학생과장만 10년을 한 ‘호랑이 선생님’이었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친근한 ‘마술 할아버지’로 불린다.

한국전쟁 중에 초등학교에 다녔던 그는 당시 어느 날 학교에 찾아온 한 마술사가 실로 자장면을 만드는 모습을 본 후 ‘꿈만 같은’ 마술사를 오랫동안 동경했다고 한다.

그는 그 후 몇 십 년이 지나 자신이 정말로 마술사가 되었다며 “열심히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말해주자 모여 앉은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자비로 마술 도구를 사 모으고 무거운 마술 도구를 싣고 곳곳에 다니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늙은이를 누가 반겨주겠어? 그래도 시골 학교에 가면 애들이 정말 즐거워하면서 사인까지 해달라고 한다니까”라면서 “그게 정말 행복한 거지”라고 덧붙였다.

퇴직 후 오히려 더 활기찬 삶을 사는 정씨는 퇴직 교원들의 봉사 모임인 금빛평생교육자원봉사단의 강원도 회장을 맡고 있고 청소년 선도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 최근에는 한국청소년상담자원봉사단협의회 전국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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