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삼각해법은 가능할까. 아시아의 대포 이승엽(롯데 마린스)의 거취를 놓고 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이른바 플래툰시스템(상황에 따라 두 명의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는 용병술)의 광신도인 바비 발렌타인 감독과 돈보다는 수비보장을 내세우는 이승엽의 갈등이 FA(자유계약선수)협상의 최대 쟁점이 된 가운데 롯데구단이 이승엽의 잔류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스포츠 닛폰’은 15일 세토야마 류조 롯데 구단 대표의 말을 인용, “이승엽이 롯데에 남았으면 좋겠다”며 전력을 다해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을 만류할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롯데가 이승엽을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미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잘하고 싶다”며 지명타자가 아닌 1루 등 포지션 플레이어 보장 여부가 FA협상의 최대 관건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따라서 11월말까지 예정된 FA협상이 원만히 풀리기 위해서는 수비보장이 우선.
그러나 상대에 따라 선수기용은 물론 포지션도 바꾸는 ‘바비 매직’으로 일본시리즈에 이어 아시아시리즈까지 거머쥔 발렌타인 감독의 입김은 더욱 세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가 과연 이승엽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발렌타인 감독의 용병술에 흠을 내지 않는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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