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난자라도 드릴 테니 연구를 계속해 주세요.”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황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세계줄기세포허브에 근심과 애정이 섞인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내에 있는 세계줄기세포허브 관계자는 15일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 교수와 결별을 선언한 후 줄기세포 치료연구에는 차질이 없는지, 환자등록은 계속 받는 것인지에 대해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난자 구하는 문제로 연구가 힘든다면 자기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분들도 있다”며 “말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의 연구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환자 가족들은 섀튼 교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찾은 환자 아버지 이모(59ㆍ자영업)씨는 “황 교수가 자기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연구를 주도해 나가니까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런 것 아니겠냐”고 비난했다.
그는 “다들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해 수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왔다는데 갑자기 발목을 잡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명분 뿐인 윤리 논쟁보다는 사람 생명을 구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들이 수년째 임파수종으로 고생하고 있어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찾았다는 이모(49ㆍ주부)씨는 “난자를 사고 파는 것은 불법이고 도덕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사실 관계는 따로 밝히더라도 연구가 미뤄지거나 차질이 생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한 외국교수의 선언에 나라 전체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황 교수가 꿋꿋하게 연구를 밀고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세계줄기세포허브 관계자들은 “등록 건수가 너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이번 사태로 연구에 차질은 없으니 환자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해주고 있다.
세계줄기세포허브는 이달 1일부터 환자 등록을 받기 시작해 현재 2만 여명이 연구대상 질환으로 신청을 한 상태다. 신청 환자들은 대부분 척수손상과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들이며 다른 병에 걸린 환자들도 등록은 할 수 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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