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굳게 손을 잡았던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일방적 결별을 선언했다. 사실의 진위를 떠나 일단 섀튼 교수가 ‘윤리 문제’를 이유로 든 만큼 당분간 국제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섀튼 교수가 줄기세포 분화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란 점에서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궁극적 목표인 맞춤형 세포치료의 실용화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우리는 황 교수팀이 그 동안 다양한 측면에서 제기된 ‘윤리 문제’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대응해 왔다고 믿는다. 국내법 규정과 학계의 윤리규정에 대해 황 교수팀은 많은 신경을 써 왔다. 그 덕분에 최근의 난자 불법매매 소동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비를 비교적 매끄럽게 넘길 수 있었다. 가톨릭계와의 생명윤리 논란은 미해결 상태지만 인간배아에 대한 근본적 시각의 차이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기도 했다.
다만 사람의 일에는 언제든 실수가 따를 수 있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 능력 밖이다. 티끌만큼의 실수조차 없었다면 최선이겠지만, 만에 하나 그런 가능성이 있더라도 서둘러 밝히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전체 연구를 살리는 길이다.
이런 점에서 섀튼 교수의 지적에 대해 황 교수팀이 즉각적 대응을 유보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벌써부터 그의 돌연한 결별 선언을 두고 이런 저런 ‘속셈’이 거론되고 있으나 과학자에게 섣불리 들이댈 잣대가 아니다. 그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아, 오해가 있었다면 풀고, 지적에 일리가 있다면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것이 지혜로운 길이다.
국민적 공감과 국가적 승인을 얻은 황 교수팀의 연구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황 교수 개인이나 연구팀의 명예를 위하여, 나아가 줄기세포 연구를 지켜보며 난치병과 싸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기대를 위해 지금 당장 황 교수팀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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