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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증시 엇갈리는 유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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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증시 엇갈리는 유동성

입력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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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 상승의 견인차였던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세가 둔화 기미를 보이는 반면, 유난히 차익실현에 집중했던 외국인 자금은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 엇갈리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뚜렷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0거래일 중 7일 동안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특히 14일에는 순매수액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매수 규모도 커지고 있다. 9월22일부터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깊은 조정의 원인을 제공했던 지난달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 관련 해외펀드도 대규모 순유입세로 반전했다. 10월 둘째 주부터 순유출세를 보였던 한국 관련 해외펀드는 지난 주 21억9,000만 달러라는 비교적 큰 폭의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2000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에 투자하는 4개 해외펀드 중 인터내셔널 펀드에 9억6,300만 달러, 신흥시장 펀드를 대표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 7억8,7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특히 GEM펀드 유입액은 주간 단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펀드에는 4억2,100만 달러, 태평양지역 펀드로도 1,5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이 중 상당액이 국내 증시로 들어올 것인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양창호 연구원은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는 일단락된 듯 하며, 향후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그동안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해 꾸준히 실탄을 공급해온 주식형 펀드 유입액은 정체 기미를 보이고 있다. 10일 현재 주식형 펀드 가입금액은 20조4,130억원으로 지난달 말의 20조4,670억원에 비해 540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는 모 자산운용사가 4,500억원 규모의 주식형 펀드를 혼합형으로 바꾸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본격적인 감소세 전환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주식형 펀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주식형 펀드의 일평균 자금 유입액은 8월 597억원에서 9월 1,046억원, 10월 1,607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1일 690억원, 2일 290억원, 4일 440억원, 7일 510억원 증가에 그치는 등 일평균 1,0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3일에는 140억원이 줄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연말 결산을 앞둔 법인들과 지난해 말 단기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만기를 맞은 개인고객들이 일부 환매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주식형 펀드 강세 현상이 퇴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자금 유입세가 둔화했다 해도 순유입 기조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며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치를 동결하면서 향후 통화정책방향의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순유입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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