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D램 반도체 수출과 선박 수주량에서는 세계 1위지만 여성 국회의원 비중은 173개국 중 86위이고 토플(TOEFL) 점수는 147개국 중 99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 수준인 경제 분야의 ‘성적’에 걸맞게 비경제 분야도 하루빨리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소장 현오석)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무역기구(WTO), 국제경영대학원(IMD) 등의 최신 자료 등을 바탕으로 펴 낸 ‘2008개 경제ㆍ무역ㆍ사회 지표로 본 대한민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편직물(27억5,800만 달러)과 선박(111억400만 달러) 수출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 선박 수주량, 선박 건조량, 선박 수주잔량, D램 반도체 매출액(삼성 75억3,000만 달러), 초박막액정화면(TFT-LCD) 출하(삼성 3,027만개) 등도 세계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도 세계 11위(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기준 6,797억 달러), 교역 규모는 세계 12위(4,738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 및 무역 분야와는 달리 비경제 분야의 성적은 대체로 저조해 불균형 양상을 보였다.
OECD 자료에 따르면 교육 기관에 대한 민간부문 지출의 GDP 비중은 3.4%(2001년 기준)로 자메이카(5.1%)에 이어 2위였다. 이는 높은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플 점수는 300점 만점에 213점으로 147개국중 99위에 머물렀다. 토플 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덴마크로 263점이었다.
여성 국회의원 비중도 13%에 그쳐 전체 173개국 중 86위에 머물렀다. 여성 국회의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48.8%를 차지한 르완다였고 스웨덴(45.3%), 핀란드(37.5%), 덴마크(36.9%), 네덜란드(36.7%)가 2~5위를 기록했다.
IMD의 투명성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4.47점으로 52개국 중 29위에 그쳤다. 국가 이미지도 10점 만점에 6.20점으로 52개국 중 30위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 문화 수용 정도는 10점 만점에 5.80점으로 52개 조사 대상국 중 46위에 머물렀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외국 문화에 매우 폐쇄적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외국 문화에 가장 개방적인 나라는 홍콩(8.77점)으로 조사됐다.
무역연구소 관계자는 “이미 우리나라의 산업 및 무역 부문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며 “비경제 분야의 부진한 성적이 개선될 경우 전체적인 국가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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