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비스와 게임 등 수익 모델을 키우면 제2의 삼성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최휘영(41) NHN 사장은 요즘 인터넷 사업에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검색 서비스 부문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1,190억원을 기록, 1999년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게임과 전자상거래까지 포함한 NHN의 올해 1~3분기 전체 매출은 2,466억원으로, 이 가운데 검색 서비스 매출이 절반에 육박한다. 덕분에 검색 서비스 시장 점유율도 69%까지 올라갔다.
검색 서비스 부문 매출은 검색 페이지에 나타나는 배너 광고, 검색창에 입력한 단어와 연관된 업체들 목록을 보여주는 키워드 광고 매출을 말한다. 때문에 이 부문 매출 1,000억원 돌파는 검색 서비스가 인터넷 산업으로 굳건히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지표다.
매출과 함께 NHN의 주가도 껑충 뛰었다. 액면가 500원권 주식의 시가가 22만5,500원(11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 총액(3조4,954억원)은 3조원 벽을 돌파했다.
이 같은 실적은 모두 네이버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최 사장은 더욱 더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열심이다. 지난달 이용자들의 컴퓨터에 저장된 개인자료를 찾아주는 데스크톱 검색 서비스인 ‘내 PC 검색’을 국내 업체로는 처음 선보인데 이어 다음달에는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단순히 동영상 파일 제목만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장면을 찾아서 보여주는 장면 검색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요즘 NHN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해당 영상이 완벽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 사장이 기대를 걸고 있는 또다른 분야는 도서 검색. NHN은 지난해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검색 도서의 본문 1~2페이지를 보여주는 도서 검색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는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책의 전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어서 저작권 시비가 불거질 염려는 없다”며 “도서 검색을 시작한 이후 하루 평균 7,000권의 책이 도서 검색을 통해 연결된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앞으로 도서 검색 서비스에다 해당 책을 읽은 사람들의 감상문을 자료로 붙일 계획”이라며 “감상문이 쌓이면 이것 또한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이터베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자신감의 한 켠에는 위기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최 사장은 “검색 서비스 시장이 날로 커지다 보니 경쟁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강자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늘 위기 의식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수한 인력 확보로 경쟁 상황을 뚫고나갈 생각”이라며 “6년 동안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는 무시 못할 자산인 만큼 구글도 NHN의 아성을 쉽게 넘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색 서비스로 국내 시장을 다진다면 해외 시장 공략의 선두는 게임에게 맡길 생각이다. 최 사장은 “일본 현지 법인인 NHN저팬이 게임포털 한게임 등 게임 서비스로 3분기에 14억엔의 매출과 3억9,000만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일본 시장은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현지 법인인 롄종(聯中)의 게임포털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보니 3분기에 356만 위안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제 남은 시장은 미국이다. 최 사장은 “내년 2~3분기에 게임 전용 사이트를 미국에 개설하고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만한 온라인 게임들을 몇 가지 내놓을 계획”이라며 “우리 업체가 개발한 게임들을 영문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8년간의 기자 생활을 접고 2000년 야후코리아에 입사하면서 인터넷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 12월 NHN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NHN에서 보낸 3년의 시간은 더할 수 없이 빠르고 변화무쌍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맞이할 3년은 지금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시작한 구글이 단시간내에 100조원 매출을 바라보는 거대 기업이 됐습니다. 전문 분야를 강화하고 신규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한다면 NHN도 구글 못지 않은 매출을 올리는 제2의 삼성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더 노력하고 끊임없이 연구개발하는 기업이 되도록 경영전략을 세우겠습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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