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지역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철새 이동 경유지인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특히 한반도 인접지역이자 가을철 주요 철새 이동 경로인 랴오닝 성에서 가장 심각하게 번지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
북한도 AI에 대한 비상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방역작업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방역망이 허술한 중국과 북한 지역의 발병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AI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방역망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AI는 지난달 아시아에서 발생한 후 유럽 러시아 중동 북아메리카까지 상륙하는 등 감염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AI 국제회의 개막연설에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H5N1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이런 점에서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1개 참가국이 AI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과 감시체계 등 공동대응 문제를 의제로 채택하는 데 합의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다행인 것은 우리의 비상방역 대응체계에 대해 세계 각국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전염병은 일단 한 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다.
정부차원의 철저한 대비는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본격적인 철새 도래기를 맞아 조류 사육지와 철새 도래지에 대한 특별방역 등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발생 초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AI는 음식물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식품업체나 업소가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홍보 또한 절실하다. 당국은 긴장을 갖고 대비하되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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