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는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고, 이명박 서울 시장은 몸을 낮췄다.”
최근 한나라당 대권레이스에서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두 사람의 최근 행보에 대한 당 안팎 평가다. 두 사람은 10월 청계천 복원을 전후해 지지도가 엇갈렸다.
이 시장은 청계천 특수를 업고 박 대표를 추월했고, 부동의 1위였던 고건 전 총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반면 이 시장에게 밀렸던 박 대표는 10ㆍ26 재선거 승리를 기점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시장은 최근 임기 말 치적으로 삼고자 했던 오페라하우스의 착공식을 시장 퇴임 이후인 내년 8월로 연기했다. 그가 “내 임기 중에 하려고 무리할 필요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시장은 또 자신의 저서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의 출판 기념회를 열자는 주위의 권유도 거절했다. 대신 5일 저자 사인회를 여는 것으로 갈음했다. 지지도가 오르자 몸을 낮추는 양상이다.
아울러 이 시장은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자인 박 대표를 평가하면서 “아름다운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른바 ‘노가다 언어’를 구사하는 이 시장에게선 좀 체 들을 수 없었던 표현이다. 한 측근은 “그간 이 시장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말을 순화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박 대표의 행보는 부쩍 과감해졌다. 박 대표는 지난달 30일 MBC TV 오락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 자택을 개방했다. 10ㆍ26 재선거 이전 녹화해 선거 직후 방송되는 일정 상 출연 요청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취지가 좋다”며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발언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40%의 지지도를 넘어 50%를 얻기 위해 노력하자”, “지방선거와 대선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최근 당 중앙위에서의 발언은 이전에는 좀체 듣기 힘든 것이었다.
한 측근은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카리스마를 키우라는 주위의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14일엔 동교동을 방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