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2일자 2면 ‘조기숙 홍보수석께’ 제하의 ‘기자의 눈’ 칼럼에 대해 조 수석이 이메일을 보내 왔다. 12일 받은 이 이메일은 사신(私信) 성격이다. 그러나 내용에는 이번 논란과 관련, 독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돼야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공개한다. 조 수석은 메일에서 “대통령의 댓글을 심각하게 받아들일까봐 댓글을 단 것이 더 사건을 키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메일 내용.
“사족으로 단 글이 일파만파 커지게 돼 저는 물론이고 고 기자도 맘 고생이 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날 세미나는 누가 봐도 성공적이었습니다. (중략) 그런데 뜻하지 않게 댓글로 사건이 더 확대된 것입니다. 대통령의 댓글에 답을 달지 않고 그냥 있을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댓글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질까봐 농담으로 다시 댓글을 단 것이 더 사건을 키운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나 나오는 방법은 기회가 닿으면 고 기자와 한번 만나 식사라도 하면서 오해를 풀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쨌든 고 기자도 역으로 비판을 받아보니 마음이 많이 상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부인사는 부당한 비판에도 무심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 큰 그림에서 비판을 하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언론인들이 너무 작은 가지에만 사로 잡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큽니다.”
조 수석은 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애국의 단상-워싱턴출장보고서’에서 한국일보 5일자 2면에 실린 ‘기자의 눈’을 사실과 다른 ‘소설’이라고 비판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같은 날 3시간 만에 “잘했어요. 그 소설 가만둘 건가요?”란 댓글을 띄웠다. 조 수석은 다음날 댓글에서 “소설에나 나오는 방법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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