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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물들인 노란색 점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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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물들인 노란색 점퍼

입력
2005.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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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북한산 진달래 능선은 울긋불긋한 단풍 대신 노란색 인파로 뒤덮였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등 당직자를 비롯한 국회의원 50여명과 당원 등 1,500명이 노란색 점퍼를 맞춰 입고 산행에 나선 것.

우리당 스스로 ‘반성과 출발, 다짐의 산행’이라고 이름 붙인 이날 행사는 창당 2주년(11일)을 맞아 당 위기 수습과 단합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산행은 수유리 국립 4ㆍ19 묘지에서 출발, 백련사와 진달래 능선을 거쳐 대동문까지 2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정 의장은 출발 전 인사말에서 “당이 새롭게 출발하는 데엔 순풍만 있는 게 아니라 역풍도 있고 돌풍도 있을 것”이라며 “새롭게 순항하고자 할 때 천지신명께 희생의 제물을 바치듯이 제2의 창당을 성공시키기 위해 희생물, 제물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그 제물이 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기간당원제 수정과 당헌ㆍ당규 개정과정에서 발생할 계파간 충돌 등 예상되는 회오리를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맞서 반드시 당 쇄신을 이뤄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정 의장은 이어 “우리가 정말 단결하고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국민도 감동할 것이고, 하늘도 감동시킬 수 있다”며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그리 밝지 못한 당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애썼다. 앞서 정 의장은 국립 4ㆍ19 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4ㆍ19 정신으로 조국의 미래를 가꿔 나가겠습니다”라고 썼다.

신기남, 이부영, 임채정 전 의장도 산행 대열에 참여했다. 이 전 의장은 인사를 통해 “우리는 아직도 들떠있고 가벼운 느낌을 받는다”며 “좀 더 진지하고 국민앞에 피를 토하는 심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당에서 별도의 교통편을 마련하지 않았는데도 휴일 아침 일찍 1,500여명이 산행에 참여한 것은 바닥에 떨어진 당 지지도에 대한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그 동안 이래저래 갈등을 겪었던 정동영계와 김근태계, 친노직계 등 각 계파 의원들도 골고루 참석해 이날 만큼은 한 목소리로 재도약을 다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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