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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 '승자 없는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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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드라마 '승자 없는 3파전'

입력
2005.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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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서동요’, KBS 2TV의 ‘이 죽일 놈의 사랑’, MBC의 ‘달콤한 스파이’가 벌이는 지상파 3사 월화 드라마의 경쟁이 뜨겁다.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설화를 드라마화한 SBS ‘서동요’는 지난 9월5일 첫 방송 이후 줄곧 시청률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주연인 조현재, 이보영의 연기력 부족과 ‘대장금’ 2편을 떠올리게 하는 유사한 설정 등의 한계로 시청률 20%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러다 연기자 정지훈(비)과 지난해 화제작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김경희 작가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KBS 2TV ‘이 죽일 놈의 사랑’이 10월31일 시작됐다. 아시아 스타로 위상이 높아진 정지훈과 ‘꼭지’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매력적 남성 캐릭터를 창조해온 이경희 작가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단숨에 판세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규태 감독이 친절하고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신 드라마 시티 ‘제주도의 푸른밤’ 등에서 보여줬던, 낯설고 새로운 연출기법으로 극을 끌고 가면서 시청률 상승 곡선이 주춤해졌다.

지난 주 ‘서동요’와 ‘이 죽일 놈의 사랑’은 각각 시청률 15.8%(TNS 미디어 코리아)와 15.6%를 기록하며 백중세를 이뤘다.

여기에 지난 주부터 MBC의 ‘달콤한 스파이’(연출 고동선)가 가세했다. 황신혜 캐스팅이 무산되면서 대신 신인 남상미가 주인공 역을 맡아 약세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10%대의 안정적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발리에서 생긴 일’ ‘신입사원’ 등을 쓴 이기호 김선미 작가 부부의 필력과, ‘다모’의 김경철 촬영감독의 화려한 영상에다 ‘이 죽일 놈의 사랑’과 대비되는 빠르고 경쾌한 전개가 돋보인다.

백제를 무대로 한 섬세한 사극과 처절한 비극, 그리고 만화적 상상력과 재치 만점의 코믹 드라마로 그 성격이 판이한 이들 세 작품은 개인적 취향과 성별, 연령별로 서로 다른 시청자 층을 공략하면서 당분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시청률 균형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이 죽일 놈의 사랑’이 지난 해 ‘미안하다 사랑한다’처럼 앞으로 비극의 수위를 높여가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다면, 경쟁작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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