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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학의 연예인 스타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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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학의 연예인 스타 모시기

입력
2005.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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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중의 관심이 대학에 갈 나이가 된 몇몇 대중 스타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특례 입학을 두고 말들이 많다. 연예인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든가, 대학은 홍보 효과 때문에 연예인 모시기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연예인이 어떤 대학에 가느냐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다. 그리고 어떤 특수 재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할 것인가의 문제는 대학의 자율권에 속한다. 그렇지만 재능과 실력에 따라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대학의 특별전형제도가 연예인들에게는 특혜를 준다는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대중스타는 찬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돈도 많이 번다. 그런 사람들이 대학 입학에서마저 특별 대우를 받는다면 일반 청소년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부러움을 넘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스타들을 시기할 것이다.

스타들의 대학 특례 입학은 청소년들에게 ‘인기와 돈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연예인의 인기를 이용해 돈 안들이고 홍보를 하려는 대학의 속셈도 역시 교육적이지 못하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특혜

연예인이라고 해서 대학에 못 갈 이유는 없다. 또한 대학이 그들의 재능을 인정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연예인의 재능은 여타 예ㆍ체능계에서 인정하는 재능과는 달리 객관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누구나 다 알다시피 연예인들의 인기나 TV 등 매체 출연 횟수는 재능과는 별 상관이 없다.

이것들은 소속 연예기획사의 마케팅 능력에 달렸다. 따라서 대학이 자체적인 재능 심사를 하지 않고 연예인의 인기만을 좇아 스타 영입을 한다면, 대학 스스로 이런 대중연예산업계의 시스템에 종속되는 것과 다름없다. 대학의 진정한 자율권은 이런 대중연예산업의 논리로부터 자유로울 때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연예인들이 대학에 꼭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청나게 바쁜 스케줄로 인해 공부할 틈도 없을 텐데 어떻게 대학에 다니겠다고 할까. 정말로 학문을 하기 위해 연예활동을 자제하면서 학교에 잘 다니는 연예인 학생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예인은 학벌과 인맥 혹은 군입대 문제 때문에 대학에 입학한다.

연예인마저 학벌과 인맥이 필요한 우리 사회 풍토가 문제다. 연예인이라면 자신의 재능만 갖고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학벌이 없어 한계를 느낀다면 이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특례 입학을 허락하고 졸업장과 함께 학벌을 조성하는 대학도 문제다. 그 바쁜 연예계 스타들의 학사 관리를 제대는 하는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출석을 편법으로 인정하거나 성적을 임의로 준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들리고 있다.

대학교수까지도 이런 불미스러운 소문에 연루되어 있다면 이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학교가 스타들의 출석과 성적을 조작한다면 이건 공문서 위조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이기도 하다.

연예인의 대학 진학에는 이렇게 많은 의심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혜‘같은 연예인의 특례 입학이 계속 성행하는 이유는 연예인과 대학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쉽게 대학에 들어가서 엉터리 학사관리 덕분에 졸업장을 얻고, 대학은 연예인들을 학교 홍보와 광고에 최대한 이용하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사관리는 제대로 해야

이렇게 보면 스타 연예인의 특례입학과정은 일종의 기여입학제인 셈이다. 그런데 기여입학제도를 시행하는 선진국이라고 해도 우리처럼 연예인을 특기자로 우대하여 선발하고 학사를 봐주는 대학은 없다.

한국사회에서 대중연예문화산업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아시아에서 한류 붐을 일으킨 성과도 있다. 그렇지만 대중연예산업의 논리가 대학에까지 침투해 면학 분위기를 해쳐서는 안 될 것이다.

현택수 고려대 인문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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