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5~21일 ‘무역압박’이라는 무기를 들고 일본 한국 중국 몽골 4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국내 지지도는 곤두박질하고 남미 순방도 소득없이 끝난 뒤끝이라 그는 아시아에서 많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 쇠고기 금수 해제 등이 그가 바라는 선물 꾸러미다.
최대 관심은 중국 방문이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 정치 사안을 차치하고 불어나는 무역적자의 타개책을 중국에서 찾아야 할 과제가 그 앞에 놓여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1~9월 5,298억 달러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지난해보다 900억 달러가 많은 7,060억 달러로 추산된다. 사상 최대의 적자폭이다. 대 중국 적자도 갈수록 늘어나 1~9월 1,463억 달러에서 연말에는 2,001억 달러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은 연말까지 1,000억 달러 무역 흑자가 예상되지만, 대미 흑자폭을 빼면 1,000억 달러 적자가 된다.
미국의 해법은 위안화 절상이다. 부시 대통령은 무역 역조 해소를 위해 7월에 이은 2차 위안화 절상을 중국에 요구할 예정이다. 미국의 정ㆍ재계는 중국 제품이 낮은 위안화 가치를 타고 싼 가격으로 밀려들어 산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9월 뉴욕에서 한 약속을 실천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기는 특정할 수 없으나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미 의회에 이어 9일 미ㆍ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까지 나서 위안화 문제를 무역제재와 연계하는 등 미국의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적 재산권 문제도 부시가 중국에 내밀 카드다. 미국은 중국의 영화, 책, 컴퓨터 프로그램 등 불법복제로 미 산업계가 연간 2,500억 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일본에서 2년 전 광우병 발병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의 해제를 요구할 예정이다. 그는 16일 교토(京都) 연설을 통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위상과 역할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부시 대통령은 17일 경주 정상회담에 이어 18,19일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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