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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섭 농촌경제연구원장 "美축산물 카드 활용 DDA협상 돌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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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섭 농촌경제연구원장 "美축산물 카드 활용 DDA협상 돌파해야"

입력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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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 협상 국회 비준,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 세부원칙 도출 등 요동치는 한국 농업의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것일까.

지난달 취임한 최정섭(49) 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은 10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DDA의 매듭을 풀려면 미국이라는 카드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03~2004년 쌀 협상 실무책임자인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최 원장은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본과 중국도 중요한 국가이지만, 미국이야말로 DDA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DDA 농업 협상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양대 축을 이루며 끌어가고 있지만, 우리와 별 이해관계가 없는 EU보다는 미국 측에 ‘열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미국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카드는 무엇일까. 그는 “쇠고기 수입 재개가 카드일 수 있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광우병 쇠고기는 안전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겠지만, 큰 문제가 없다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계속 막기는 힘들 것”이라며 긍정하는 듯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목장주라는 사실은 미국 축산업계의 정치적 파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서 “과수보다는 축산물을 이용한 협상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우리나라 축산업은 다 죽을 것이라는 축산 농가들의 당초 우려와는 달리, 2003년 시장 개방 이후 한국 축산업의 경쟁력이 오히려 세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시장을 상대로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소 한두 마리를 키우던 영세 축산농가는 정리되고 마케팅 및 유통능력을 갖춘 기업형 축산 브랜드가 속속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나라가 무려 20개국에 달한다는 사실에서도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불가리아 같은 나라까지 한국 시장을 치밀하게 분석해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있는 만큼, 우리 농가도 열심히 노력해 공격적으로 판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인터뷰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기자에게 “우리 농촌이 발전하려면 생산과 마케팅이 동시에 성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열정과 두뇌를 갖춘 고급 인력의 농촌 유입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면서 농촌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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