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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국화축제 기획 정원환 군의원/ "미당의 고향서 국화향에 취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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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국화축제 기획 정원환 군의원/ "미당의 고향서 국화향에 취해보세요"

입력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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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일대는 마치 노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온통 국화꽃이다.

관광객들은 수억 송이나 되는 국화꽃 빛깔에 눈 멀고 향기에 취한다. 이곳에선 10월 29일부터 ‘제1회 고창 국화 축제’가 한창이다.

전국 곳곳에서 벌써 7만여 명이나 다녀갔다. 고창은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시인의 고향으로 미당시문학관과 묘도 이곳 질마재에 있다.

너른 땅을 꽃동산으로 바꾸고 축제를 기획한 이는 고창군 군 의원이자 시문학관 이사장인 정원환(48)씨. 정씨의 국화 사랑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년 간 양돈업을 해 온 그는 새 집과 축사를 마련하면서 잡풀만 무성한 주변 환경에 허전함을 느꼈다. 마침 미당이 세상을 떠나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순수 토종 국화인 화단국(花壇菊)을 심었다.

“‘국화 옆에서’란 시에 보면‘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대목과 맞아떨어질 꽃이 없을까 궁리한 끝에 찾은 품종이 화단국인데 그 강렬한 향에 금세 매료되고 말았지요.”

이렇게 시작한 국화 심기는 5년 만에 미당 묘소, 질마재 고갯길, 선운산 도로변 일대 6만5,000평을 국화꽃으로 물들였다.

지금까지 심고 가꾼 국화만 500여 만 포기. 처음엔 효과를 의심하며 반대하던 주민들도 사재까지 털어가며 공을 들이는 정씨의 모습을 보고는 기꺼이 동참했다.

정씨는 이제 국화가 침체된 지역 경제를 일으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국화주와, 국화 줄기를 먹여 키운 돼지고기 등을 지역 특산물로 개발 중이다.

“국화는 뿌리부터 줄기, 잎에 이르기까지 식용이 가능해 버릴 것이 없지요. 관광과 농업을 연계해 지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축제(063-561-0151)는 27일까지 계속되며 국화꽃 수확 체험, 판매 장터 등 다채로운 행사도 함께 열린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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