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10일 안기부 도청테이프에서 1997년 삼성의 불법대선자금 전달책으로 언급돼 소환 통보했던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주말(12~13일)께 귀국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홍 전 대사를 다음 주중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홍 전 대사에게 9월 30일과 지난 달 21일 두 차례 소환을 통보했으나, 홍 전 대사는 지난달 29일과 지난 7일 뉴욕발 귀국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등 세 차례나 귀국일정을 미뤄왔다.
검찰 관계자는 “홍 전 대사가 귀국을 다시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귀국 및 소환 일자가 확정됐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안기부 ‘X파일’ 내용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불법대선자금 제공과 관련한 도청내용 수사는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구조조정본부 사장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 회성씨를 소환 조사한 후 진척이 더딘 상태였다. 삼성측이 홍 전 대사의 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을 통해 검사들에게도 떡값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수사가 미뤄져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을 다시 불러 휴대폰 감청장비를 이용한 도청을 지시ㆍ묵인했는지 추가 조사했다. 검찰은 신씨 등의 구속여부에 대해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처벌수위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