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릿(Dalit, 카스트 제도에서 가장 낮은 불가촉천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가 최고 지도자 위치에 올랐던 키르체릴 라만 나라야난(85ㆍ사진) 전 인도 대통령이 9일 숨을 거뒀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향년 85세.
나라야난 전 대통령은 폐렴으로 고통 받다 병세가 심각해지자 지난달 29일 인도 국군통합병원에 입원, 생명 보조 장치에 의존해 왔다. 병원측은 “오른쪽에 폐렴 증세가 악화했으며 앞서 2일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남부 케랄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나라야난은 영국에서 유학한 뒤 교사와 언론인을 지냈고 이후 미국, 영국, 일본 대사를 지냈다. 외무차관을 끝으로 정계로 뛰어든 그는 군 사령관도 지냈고 1997년 7월부터 5년 동안 인도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대통령 재직 시절 그는 하층민, 부족민, 여성 등 인도 내에서 계급 차별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98년 미 하원은 “인권 신장에 대한 그의 신념과 차별 받는 소수자를 위한 헌신을 존경한다”며‘올해의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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