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 한다고 YTN이 10일 보도했으나, 현철씨는 이를 즉각 부인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YTN은 이날 김현철씨 측근의 말을 인용, “김씨와 가족들이 불법 도청 사건과 대선 자금 문제 등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을 불편해 하기 때문에 미국 이민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TN은 김씨의 또 다른 측근의 말을 빌어 “김씨가 지난 8ㆍ15 대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고 미국 이민을 추진했다가 사면되지 않자 포기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은 현철씨의 이민 계획을 아직 모르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씨는 이날 “내가 왜 이민을 가느냐”며 펄쩍 뛰었다. 김씨는 “한 동안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미국과 캐나다의 몇몇 대학교 연구소를 알아보고 있을 뿐”이라고 측근인 최모씨를 통해 밝혔다. 그는 옛 안기부의 불법 도청조직인 미림팀 수사와 관련해 출국금지 당했다는 YTN 보도에 대해서도 “8월 29일 캐나다의 대학에 들어간 큰 아들의 입학식에 가려다 출국 금지된 사실을 알았다”며 “그러나 지난달 26일 풀렸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에 상주하고 있는 김기수 전 청와대 수행실장도 “미국연수계획이 이민으로 와전됐다”며 “2001년에도 미 텍사스 오스틴대에 겸임교수로 연수를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9월15일 검찰에 소환돼 옛 안기부의 불법 도청내용을 별도로 보고 받았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한보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두 차례 구속됐던 김씨는 지난해 17대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거제시에서 무소속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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