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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통위원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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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통위원의 칼럼

입력
200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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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컬럼 ‘아침을 열며’에 3주마다 실리는 김태동 금통위원의 글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때가 많다. 지난 7일자 ‘경제에 도움 안 되는 언론’이라는 제목의 글도 그 중 하나다. “선진국의 10분의 1수준으로 보유세를 높이자는 8ㆍ31 대책에 대해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를 구사하며, 부동산 거품을 통한 제3의 경제위기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일부 언론…”이라는 대목에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이 칼럼이 나간 후 일부 언론은 ‘김태동 위원 지침위반 논란’, ‘김태동 위원 유별난 언론노출 구설수’라는 기사로 그를 도마에 올렸다. 이들 언론의 보도대로 한은에는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하여 ‘입 조심’을 당부하는 지침이 있다. 2003년 재경부 당국자들의 금리 간섭이 심해지자 ‘우리도 입 조심 할 테니, 관료들도 간섭 마라’라는 취지에서 만든 한은 내부의 약속이다.

분명한 것은 그동안 김 위원의 칼럼에는 통화정책결정과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침 위반이 아닌 것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어떤 힌트도 없었는데, 금통위원이 칼럼 쓰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이들 언론의 의도는 둘 중 하나이다. 최저가낙찰제 도입 여부와 같은 민감한 현안에 거침없이 자기 견해를 밝히는 김 위원의 태도가 못마땅했거나, 재벌과 관료에 대해 비판적인 그가 싫었거나….

경제현황을 꿰뚫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금통위원들이 수도승처럼 탁상의 보고서나 통계와 씨름만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현안에 대해 자기 견해가 있다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관심은 곧 현장을 안다는 얘기이다. 재벌과 관료에 대해 비판적인 김 위원의 생각이 못마땅하다면, 그에 대한 입장 차이를 주제로 비판하는 게 당당한 자세다.

유병률 경제부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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