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판타지에 충실한 드라마가 양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적 리얼리즘 드라마의 부활은 가능할 것인가?
KBS 2TV가 맹순이의 죽음으로 시청자들을 울음 바다로 만든 ‘장밋빛 인생’에 이어 16일부터 1960년대 낙동강 상류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황금사과’를 방송한다. ‘황금사과’는 김운경 작가가 MBC 주말극 ‘죽도록 사랑해’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운경씨는 그간 신분 상승을 꿈꾸는 제비족 홍식(한석규)을 통해 밑바닥 인생들의 군상을 그려낸 ‘서울의 달’을 비롯해 ‘파랑새는 있다’ 등의 작품에서 사실주의적 작품 세계를 추구해온 작가. 서러웠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강한 극성과 옛 것에 대한 진한 그리움으로 그려 보였던 그는 이번에도 ‘황금사과’를 통해 시대극에 도전한다.
경상도 사투리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아역들을 내세워 큰 인기를 모았던 SBS ‘옥이이모’(1995)와 마찬가지로 ‘황금사과’도 대지주이자 악덕 국회의원인 박병삼(이덕화) 때문에 풍비박산이 난 어린 4남매가 주인공. 박병삼은 4남매의 계모인 금실(방민서)와 정을 통한 사실이 들통나자 사람을 시켜 금실을 죽이고 그 죄를 4남매의 아버지인 천동에게 뒤집어 씌운다.
아버지마저 누명을 쓰고 죽게 되자 4남매의 맞이인 경숙(아역 이영아_성인 박솔미)이 동생인 경민(박지빈_지현우) 경구(김명재_김지훈) 금실(유연미_고은아)을 이끌고 어렵게 살아간다.
17년의 세월이 지나 이들은 모두 성장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운명과 맞닥뜨린다. 경숙은 원수인 병삼의 아들 종규(정찬)를 좋아하게 되고, 금실이 데려온 딸인 금실은 오빠인 경구와 이룰 수 없는 비극적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서서히 지난날 병삼의 죄악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명성황후’와 ‘무인시대’를 연출한 신창석 PD는 “(인공) 양념 맛보다는 뚝배기 장맛이 얼마나 맛있는가, 숭늉 맛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가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또 KBS 정연주 사장도 “김운경 작가의 ‘서울의 달’을 보며 드라마의 맛을 처음 알게 됐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눈물을 찔끔거리며 봤던 기억이 난다”며 김 작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