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 어치마을, 전남 구례군 상사마을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수마을처럼 노인들이 적절한 노동과 휴식으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장수마을’ 200개가 2006년 전국에 조성된다. 또 장기적으로 도시지역 은퇴자들이 장수마을에 집단 이주해 정착할 수 있도록, 내년에 조성될 장수마을에 도시인의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9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농촌의 100개 마을을 ‘장수마을’로 지정해 시범 운영한 결과, 노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2006년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300% 증액한 76억원으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정한 ‘장수마을’은 기존의 100개를 합해 총 300개로 늘어나게 됐다.
농진청 신영숙 농촌생활자원과장은 “최근 100개 장수마을의 운영 실태를 점검했는데, 거주 노인들 대부분이 소외감을 극복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사업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농진청은 현재 200개 마을의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장수마을’로 선정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 5,000만원씩 1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장수마을’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쾌적한 환경에서 적절한 노동과 운동 프로그램이 노인들에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신 과장은 “노인에게 적합한 농촌 특유의 일감, 전통 식생활을 바탕으로 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자연 친화적인 산책로 조성 등으로 노인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마을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80∼90세 노인이 오전에 1∼2시간 공동 텃밭에서 고구마 등을 키우거나 새끼꼬기 등 짚풀 공예에 참가하고, 건강식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에는 게이트볼이나 미니골프를 즐기고 저녁에는 농촌체험에 나선 도시민을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게 장수마을의 전형적 일과라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장기적으로 ‘장수마을’을 거점으로 도시지역 은퇴자의 농촌 이주를 촉진한다는 방침에 따라 마을의 빈집을 개조해 민박시설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마련키로 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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