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8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으로 비난한 데 대해 “추호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최근 미 행정부가 우리에 대한 경제, 금융제재 책동을 강화하면서 나온 미국 당국자의 이번 발언은 공동성명 이행전망을 우려하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발언이 사실이라면 미국 당국자가 주권존중과 평화공존을 지향한 6자회담 공동성명의 정신을 완전히 짓밟은 것”이라며 “그의 위임을 받았다는 6자회담 미국측 협상자들도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6일 “(미국에 있어 일본은) 북한의 폭군에 대처하는 절친한 친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베이징(北京) 장안구락부에서 진행된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접촉에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에게 부시 대통령의 폭군발언을 문제 삼았다고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9일 개막되는 5차 1단계 6자 회담에서 9ㆍ19 공동성명을 주제별로 나눠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에 대해 북핵 폐기 목표를 흐릴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6자 회담 내 실무 회의를 설치하자는 중국 등의 입장에 대해 미측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며 “실무회의를 설치할 경우 북핵 폐기 이후에나 논의가 가능한 경수로 제공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베이징=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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