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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난타당한 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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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난타당한 우리당

입력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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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9일 “국민의 쓴 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영등포 당사에서 ‘국민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잇단 재보선 참패에다 지도부 교체를 겪으며 더 이상 귀를 닫고 살다가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절실함이 읽힌다.

토론자들도 안타까운 듯 2시간 동안 열심히 진단하고 충고했다. 하지만 정작 144명의 의원 중 정세균 의장 등 10여명의 지도부만 눈에 띄었을 뿐 현역 의원들은 찾기 힘들었다. 우리당의 현주소다.

▦박효종(서울대 교수)= 국정의제가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마치 채워질 수 없는 항아리에 물을 붓고 있는 것 같다. 거대담론으로 개혁을 하다 보니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참여정부는 일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흑묘백묘론을 되새겨 실사구시 차원에서 능력 있는 인재라면 누구라도 중용해야 한다. 권위를 내던진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국민에게 설득당하려 하지 않고 독백만 하는 모습은 오만해보인다.

▦하승창(함께하는 시민행동 대표)= 정책 자체가 불분명하고 동북아균형자론 같은 구호만 있을 뿐이다. 조직의 중심이 없다 보니 과거처럼 사람 중심으로 움직인다. 게다가 결정된 정책을 실행하지도 못한다. 한나라당이 발목 잡는다지만 왜 타협과 설득의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나. 속풀이 정치 같은 것은 무능을 커버하기 위한 이벤트 아니냐.

▦김종구(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시중에 ‘우리당에 불법취득물(국회의원 배지)을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가 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ㆍ극복하겠다면서 DJ의 계승자 발언 한마디에 환호작약하고 있다. 지금은 잡초 근성도 없어지고 전우애도 안 보인다.

당청관계는 지난 정권 못지않게 수직적이었다. 여권은 노무현 대통령의 승부사 기질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몇 번 더 실패해야 출구가 보일 것 같다.

▦김호기(연세대 교수)= 중도개혁정당이라고 주장하는데 정체성이 불명확하다. 한나라당은 박정희식 경제개발, 청계천과 같은 상품이 있는데 우리당의 정책상품은 도대체 뭐냐.

▦박태견(프레시안 논설주간)= 여권은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엉뚱한 정책을 펴왔다. 부자가 돈을 써야 경제가 살아난다며 사치품에 대한 특소세를 면제하겠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중소기업과 내수를 생각하면 생필품의 부가가치세를 낮춰야 한다. 부동산 가격과 여당 지지율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제발 관료들 믿지 말고 고민 좀 하라. 표피민심과 바닥민심이 다르다느니, 대통령이 ‘배지를 달아줬더니 지금 와서 어쩌느니…’ 하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다.

▦정진우 목사(전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총무)= 우리당을 보면 문전 처리가 미숙한 한국 축구를 보는 것 같다. 말만 무성하게 하지 말고 국가보안법ㆍ사학법ㆍ양심적 병역거부 등 남은 개혁과제에서 하나라도 결과물을 보여 달라.

▦홍순영(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기업에 가장 중요한 건 예측 가능성이다. 그런데 당ㆍ정ㆍ청 사이에 의견 조율이 안된 상태에서 발표되는 정책이 많아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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