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의 승부 예상은 7-3으로 우리가 열세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경기는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
10일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1차전인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대결을 앞둔 선동열(42) 삼성 감독은 9일 "초반에 리드를 잡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이기겠다"며 필승의 출사표를 던졌다. 전날 일본에 도착한 후 도쿄돔 구장에서 이날 처음 공식훈련을 한 선 감독은 "결국 우승이 판가름 날 롯데와의 대결에서 경기 초반 우리 타선이 3~4점만 뽑아준다면 이길 수 있다"며 전매특허인 지키는 야구에 승부를 걸었다.
출국 전까지만 해도 선 감독은 “망신을 당하고 올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실상 속내는 승부욕으로 가득 차 있다. 한국시리즈를 마치자 마자 선수들을 곧바로 소집, 강훈에 들어간 것은 물론 전력 분석팀을 일본과 대만에 급파, 챔피언시리즈에 임한 롯데와 싱농 불스의 전력을 살피며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했다.
선 감독이 가장 껄끄럽게 여기는 부분은 롯데의 튼튼한 마운드. 일본시리즈 4경기에서 단 4점만 내준 롯데의 짠물 마운드를 상대로 득점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선 감독은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처럼 일본의 에이스 투수가 나오면 우리 타자들이 공략할 가능성은 더욱 떨어진다"고 염려하고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뽑아 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지키는 야구로 잘 막아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선 감독은 예상대로 3년간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4승9패)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 마틴 바르가스를 10일 경기의 선발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일본 챔피언 롯데도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있다.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 선수들은 지바에서 도쿄로 이동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도쿄돔에서 팀 훈련을 갖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올 시즌 롯데에서 인스트럭트를 맡고 있는 김성근 전 LG 트위스 감독도 "일본시리즈가 끝난 뒤 나흘 동안만 쉬었을 뿐 이후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 되는 선수로 주저 없이 이승엽을 꼽는 밸런타인 감독은 "아무래도 일본시리즈보다는 긴장감이 덜 하겠지만 경기 날짜가 다가오자 선수들의 컨디션도 살아나고 있다"며 승리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몰아쳤던 이승엽도 “삼성은 만만한 상대가 절대 아니며 한 수 아래로 봤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동료들에게 경고했다"며 롯데 선수들의 투지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롯데는 일본 시리즈에서 선발로 등판, 1승을 따낸 프로 6년차의 고바야시 히로유키를 내세워 첫 경기 승리를 노린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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