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환자 3명 가운데 1명 정도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이 병의 증세를 잘 몰라 병원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도 지나치게 길었으며, 병원 도착 이후의 초기 대응까지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급성심근경색 등 허혈성심장질환 급여적정성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요양 기관의 진료 과정 및 결과를 국내 최초로 공공기관이 평가한 것으로, 조사 대상 병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2만1,916건)를 응급실에서 진료한 전국 272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이다.
조사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은 심장 발작 2시간 이후에는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데 증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는 39%에 불과했다. 또 병원 도착 후 환자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재관류 치료가 적정 시간 안에 이뤄지는 비율도 34.2%에 그쳤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은 평가 대상 의료기관에 따라 5.4∼20%로 차이가 컸다. 특히 연간 급성심근경색 입원 환자가 100명이 넘는 의료기관에서는 사망률이 9.25%로 낮은 반면, 100명 이하인 의료기관에서는 14.4%로 높게 나왔다.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많이 치료하는 의료기관 일수록 사망률도 줄어든다는 뜻이다. 적절한 조치로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과 퇴원 7일내 사망률이 낮은 의료기관은 삼성서울병원 등 77곳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병원 도착이 늦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흉통 등 증상을 널리 알려야 하며 구급차 이용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 관련 세부내용은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게재.
심근경색이란? 심장동맥이 막히면서 피가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이 죽는 병. 10만명 당 사망자는 2003년 현재 24.6명이다. 가슴 가운데가 뻐근하면서 죄여오는 느낌이 들고, 숨이 차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식은 땀, 구역질,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 병은 얼마나 일찍 적절한 조치를 받느냐가 가장 중요하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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